지속 가능 패션

지속 가능한 소비를 위한 7가지 체크리스트

roomiique 2025. 7. 2. 06:49

지속 가능한 패션은 단순히 '환경을 생각하는 유행'이 아닙니다. 이제는 개인의 소비 습관 자체가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가격이 저렴해서’라는 이유만으로 옷을 구매했다면, 지금은 많은 소비자들이 그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재료가 쓰였는지, 그리고 누가 어떤 환경에서 생산했는지를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실생활에서는 이런 가치들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옷을 고르고, 어떤 방식으로 관리해야 지속 가능한 소비를 할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복잡한 이론이나 전문가적인 분석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스스로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패션 소비를 위한 7가지 체크리스트’를 중심으로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 체크리스트를 따라가며 나의 옷장을 되돌아보고,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의 시작점을 함께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상징하는 친환경 재킷과 녹색 식물 배경
지속 가능한 소비를 주제로 한 글의 대표 이미지로, 친환경 패션을 연상시키는 재킷과 식물 배경을 통해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패션 철학을 전달합니다.

 

내가 가진 옷의 수를 정확히 알고 있는가?

옷장이 가득 차 있어도 늘 입는 옷은 몇 벌 되지 않는다는 사실, 한 번쯤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입지 않으면서 보관만 하는 옷들은 결국 공간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자원 낭비의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자신이 소유한 의류의 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지속 가능한 소비는 자기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옷이 많다는 사실보다, 그 옷들을 인지하고, 관리하며, 활용하고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한 번쯤 옷장의 모든 옷을 꺼내 정리하며, '6개월 이상 입지 않은 옷'에 표시를 해보는 방법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런 정리 과정을 통해 내가 과거에 어떤 소비 패턴을 가졌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이후의 소비 습관에도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내 옷이 몇 벌인지 아는가?’는 단순한 질문 같지만, 그 안에는 지속 가능성의 첫 단추가 숨어 있습니다.

한 번 산 옷을 몇 년이나 입는가?

요즘은 ‘한 시즌용 옷’이라는 표현이 흔합니다. 저렴하고 예쁜 옷을 자주 사고 빨리 버리는 소비 방식은 경제적일 수 있지만, 환경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폐의류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다 입지 않은 옷이 쓰레기 더미가 되어 매립되거나 소각되며,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대량 배출됩니다.

반대로, 한 벌의 옷을 3년 이상 입는 것만으로도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옷은 원래 오래 입는 것이며, 내 몸에 길들고, 추억이 스며드는 존재입니다.

옷을 살 때 가격이 아닌 수명을 기준으로 고르는 습관, 그리고 관리와 보관에 신경을 쓰는 태도는 지속 가능한 소비자가 지녀야 할 책임감 있는 자세입니다. 오늘 입고 있는 옷 중 몇 벌이 3년 이상 되었는지를 한 번 체크해보세요.

새 옷을 살 때 브랜드의 실천을 확인하는가?

요즘은 어떤 브랜드든 ‘친환경’, ‘에코’, ‘비건’이라는 단어를 상품 설명에 붙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중 많은 경우는 마케팅 목적의 그린워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짜로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고 있는 브랜드는, 단지 슬로건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을 공개하고, 원재료의 출처를 명시하며, 노동 윤리에 대한 기준까지 투명하게 밝힙니다.

예를 들어, 어떤 브랜드는 제품 하나하나에 QR코드를 삽입해 소비자가 원단의 생산지, 공장의 위치, 사용된 에너지 자원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브랜드는 말이 아닌 데이터로 신뢰를 증명합니다.

새 옷을 구매하기 전 단 1분만 시간을 내어, 해당 브랜드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지속 가능성’ 섹션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세요. 이 작은 행동이 더 나은 선택의 출발점이 됩니다.

옷을 버릴 때 어떻게 처리하는가?

더 이상 입지 않는 옷을 일반 쓰레기봉투에 버리는 경우, 그 옷은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됩니다.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소재에 따라 유해 화학물질도 함께 방출됩니다. 특히 합성 섬유의 경우 분해되지 않아 미세플라스틱 오염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안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습니다. 대형 마트나 브랜드 매장에는 의류 수거함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일부 브랜드는 사용한 옷을 반납하면 할인 쿠폰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또한 요즘은 ‘중고 판매 플랫폼’이나 ‘헌 옷 기부 프로그램’도 활성화되어 있어, 처분하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옷을 어떻게 버리는지 역시, 지속 가능한 소비자의 중요한 선택 중 하나입니다.

옷을 수선하거나 리폼해 본 적이 있는가?

구멍이 나거나 단추가 떨어졌다고 바로 버리는 건 이제 너무 낭비입니다. 예전 세대는 옷이 해지면 수선해 입는 것이 당연했지만, 현대 소비사회는 오히려 ‘고쳐 입은 문화’를 사라지게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MZ세대 중심으로 '리폼', '업사이클링' 문화가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청바지를 가방으로, 낡은 티셔츠를 쿠션 커버로 만드는 창의적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직접 수선하지 않더라도, 근처의 수선집을 방문해 보거나, 브랜드의 수선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습관은 자원 순환에 직접적으로 기여합니다. 나만의 옷에 애정을 갖고, 수명을 늘리는 실천은 지속 가능한 패션의 정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고 패션을 소비해 본 경험이 있는가?

중고는 더 이상 ‘낡고 못 입는 옷’이 아닙니다. 개성과 환경, 그리고 경제성까지 고려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중고 패션이 ‘스마트한 선택’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과 북미에선 중고 패션 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이미 만들어진 옷을 다시 순환시키는 소비 방식이기 때문에 신규 생산에 따른 자원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에도 번개장터, 당근마켓, 중고 나라 등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하고 있으며, 최근엔 명품 중고 시장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하나의 티셔츠, 작은 액세서리부터 시도해 보세요. 지속 가능성은 새 옷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옷을 소중히 여기는 데서 시작됩니다.

세탁 습관도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아는가?

옷을 세탁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소모된다는 점, 알고 계셨나요? 특히 고온 세탁이나 잦은 세탁은 의류 수명을 단축하는 동시에, 전력과 물 사용량을 증가시킵니다. 또한 합성 섬유는 세탁 중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하여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세탁 습관으로는 찬물 세탁, 자연 건조, 세탁 주기 조절 등이 있습니다. 특히 세탁 시 사용하는 세제 또한 생분해성이 높은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면 환경 부담을 더 줄일 수 있습니다.

‘옷을 어떻게 세탁하는가?’ 역시 지속 가능한 패션 소비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마무리 하며

지속 가능한 패션은 특별한 브랜드나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습관과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입고 있는 옷, 세탁하는 방식, 옷을 고르는 기준, 버리는 선택까지 모든 과정이 환경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7가지 체크리스트를 통해 여러분의 옷장을 한 번 돌아보시기를 바랍니다. 진정한 지속 가능성은 거창한 행동보다  꾸준하면서도 작은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옷장에서의 선택이, 내일의 지구를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