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 패션

지속 가능한 패션을 넘어선 '순환 패션'의 시대: 재판매, 리페어, 업사이클링

roomiique 2025. 7. 6. 06:10

지속 가능한 패션은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이미 많은 브랜드와 소비자가 친환경 소재와 책임 있는 생산을 선택하며 환경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생산과 소비의 일방적인 흐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옷을 만들 때 에너지를 덜 쓰고, 소재를 재활용하는 것만으로는 의류 산업이 만들어내는 막대한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팬데믹을 거치며 소비자들의 의식은 한 단계 더 진화했고, 더 이상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 옷이 버려진 뒤까지 책임지는 순환적 사고를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패션 산업은 지속 가능한 패션을 넘어선 ‘순환 패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순환 패션은 제품을 가능한 한 오래 사용하고, 수선해 되살리고, 새롭게 만들어내며 자원의 가치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글에서는 순환 패션의 개념과 필요성을 설명하고, 재판매, 리페어, 업사이클링이라는 세 가지 대표적 사례를 중심으로 그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순환 패션을 주제로 한 이미지로, 여성이 청바지를 수선하고 뒤에는 다양한 옷과 업사이클링된 가방이 전시돼 있다.
리페어와 업사이클링을 담은 순환 패션 이미지

 

지속 가능 패션의 한계를 넘어선 순환 패션의 개념

지속 가능 패션은 환경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첫걸음이었습니다. 유기농 면, 재활용 폴리에스터, 에너지 절감 공정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여전히 자원을 채취해 제품을 만들고 버리는 직선적 구조를 바꾸지 못했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수많은 옷이 몇 번 입히지도 못한 채 버려지고, 매립되거나 소각되며 환경에 또 다른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매년 9200만 톤 이상의 의류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순환 패션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제품을 가능한 한 오래 사용하고, 수선과 재사용을 통해 생명을 연장하며,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이 순환 패션의 핵심입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순환 패션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RFID 태그를 부착해 옷의 생산, 사용, 재사용 이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옷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재활용 경로를 제시하는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순환 패션은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쓰레기를 최소화하며,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비 문화를 만들어갑니다. 소비자들이 이 개념을 이해하고 참여할 때 비로소 패션의 지속 가능성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 패션의 진화를 보여주는 재판매 시장

재판매는 순환 패션의 대표적인 실천 방식 중 하나입니다. 과거에는 중고 의류가 주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대안으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트렌디하고 지속 가능한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재판매 시장은 소비자들이 입지 않는 옷을 되팔고, 누군가는 그것을 새롭게 입음으로써 자원의 수명을 연장하는 구조입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전 세계 중고 의류 시장 규모는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재판매 시장의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들은 새 옷보다 오히려 희소성과 독창성이 있는 중고 의류에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새로운 트렌드로는 ‘즉시 재판매’ 서비스가 있습니다. 소비자가 새 옷을 구매한 후 일정 기간 내에 되팔면 일정 비율을 돌려주는 형태로, 구매 후 불필요하게 보관하는 기간을 최소화해 재유통을 빠르게 하는 방식입니다. 브랜드들도 자사 플랫폼에서 인증 중고 제품을 판매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매출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재판매는 패션의 생애주기를 연장해 자원 낭비를 줄이고, 소비자에게는 더 경제적이고 의미 있는 소비를 가능하게 합니다.

 

지속 가능 패션을 실현하는 리페어의 가치

리페어는 입던 옷을 수선해 새롭게 입을 수 있도록 하는 활동입니다. 과거에는 옷을 기워 입는 것이 흔한 일이었지만, 대량 생산과 빠른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수선은 점차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옷을 수선해 입는 것이 환경을 지키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살리는 방법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브랜드들도 리페어 서비스를 강화하며 소비자들이 수선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브랜드는 매장에서 무료로 수선을 제공하고, 수선이 어려운 경우에는 ‘트레이드 인’ 프로그램을 통해 보상해 주며 수거한 옷을 새롭게 리페어하여 재판매합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수선 워크숍을 열어 소비자들이 직접 옷을 수선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 새롭게 꾸미는 문화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리페어는 단순히 옷을 고치는 것을 넘어, 그 옷에 담긴 추억과 가치를 지켜가는 행위가 됩니다. 최근에는 모바일 앱을 통해 근처의 수선 전문가를 연결해 주거나, 사진을 보내면 예상 비용과 방법을 안내하는 디지털 리페어 플랫폼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 패션을 위한 리페어는 폐기물을 줄이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생산량을 줄이고 자원 소비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집니다.

 

지속 가능 패션을 완성하는 업사이클링의 창의성

업사이클링은 버려진 옷이나 원단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가치와 디자인을 더 해 전혀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낡은 청바지를 잘라 가방으로 만들거나, 폐기된 원단 조각을 이어 독창적인 패턴의 의류를 제작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최근에는 버려진 산업용 자재나 폐플라스틱을 섬유로 가공해 만든 신발이나 액세서리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 글로벌 브랜드는 오래된 선박의 돛을 소재로 사용해 한정판 가방을 제작하기도 했고, 또 다른 브랜드는 항공기 좌석 가죽을 재가공해 지갑과 벨트를 만들었습니다. 업사이클링의 매력은 환경적 이점뿐 아니라, 유일무이한 창작물로서의 가치에 있습니다. 소비자 역시 자신이 업사이클링한 옷을 직접 만들어보는 ‘DIY 키트’를 구매해서 참여하거나, 주문 제작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제품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지속 가능 패션을 위한 업사이클링은 단순한 재사용 이상의 가치를 창조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환경적 메시지를 전합니다.

 

지속 가능 패션을 위한 소비자의 역할과 선택

순환 패션은 브랜드의 노력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선택할 때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재판매를 통해 옷의 수명을 연장하고, 리페어를 통해 애착을 지키며, 업사이클링 제품을 구매해 새로운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모두 중요한 역할입니다. 소비자들은 옷을 고를 때 단순히 가격과 디자인만을 보지 않고, 그 옷의 이전과 이후까지 책임지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최근에는 옷을 빌려 입는 패션 렌탈 서비스도 순환 패션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소비자가 필요할 때만 옷을 사용하고 반납함으로써 불필요한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자신이 소유한 옷의 사용 이력과 탄소 발자국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도 등장해 개인의 선택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체감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순환 패션은 소비자와 브랜드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더 건강한 지구를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마무리 지으며

지속 가능한 패션은 이제 순환 패션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순환 패션은 재판매, 리페어, 업사이클링을 통해 자원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고, 폐기물을 최소화하며,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방식입니다. 이는 단순히 옷을 만들 때 친환경 소재를 쓰는 것을 넘어서, 옷이 버려진 이후의 과정까지 책임지는 접근입니다.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노력한다면 순환 패션은 패션 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습니다. 옷을 오래 입고, 고치고, 새롭게 만들며 더 많은 이야기를 담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패션의 완성입니다. 순환 패션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