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 패션

국내 최대 ESG & 친환경 대전에서 본 지속 가능 패션의 오늘과 내일

roomiique 2025. 7. 6. 20:27

패션은 오랫동안 아름다움과 유행을 만들어 온 산업이지만, 동시에 지구와 사회에 큰 부담을 안겨 온 산업이기도 합니다. 막대한 물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유해 화학물질과 폐기물을 배출하며, 저임금 노동과 불안정한 고용을 당연하게 여겨온 현실은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문제가 되었습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패션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전 세계 폐수의 20%를 유발합니다. 이러한 수치는 항공과 해운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기후 위기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전 세계 패션 업계는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지속 가능 패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유행만을 좇던 소비자들도 점차 환경과 사람을 생각하며 더 나은 선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번 글에서는 지속 가능 패션의 의미와 오늘날의 사례, 그리고 가까이에서 이를 체험할 수 있는 방법까지 살펴봅니다. 특히, 9월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ESG & 친환경 대전과 그 안의 ‘에코라이프 특별관’은 이러한 움직임을 한눈에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속 가능 패션을 위해 옷을 수선하고 교환하는 사람들
사람들이 재봉틀과 바늘로 옷을 수선하고, 중고 옷을 교환하며 지속 가능 패션을 실천하는 모습

 

지속 가능 패션이란 무엇인가

지속 가능 패션은 옷을 만드는 전 과정에서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단순히 ‘친환경적’인 소재를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산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쓰레기를 줄이며, 자원을 오래 순환시키는 것까지 포괄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유기농 면, 재활용 폴리에스터, 균사체 가죽(버섯의 균사체를 이용해서 만든 가죽), 천연염색처럼 환경 부담이 적은 소재들이 있습니다. 유기농 면은 일반 면화에 비해 물 사용량을 최대 91%까지 절감하고, 토양과 생태계에 해로운 화학물질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균사체 가죽은 동물 가죽을 대체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앞 선 글에서 소개했듯이 애플 레더, 파인애플 섬유 등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 가능 패션의 핵심은 소재만이 아닙니다.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돼야 합니다. 방글라데시, 인도, 네팔 등에서는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으며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공정 무역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며, 정당한 임금과 교육, 의료 지원을 제공합니다. 생산자에게도 존엄을 돌려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속 가능 패션의 일부입니다.

 

이처럼 지속 가능 패션은 단순히 ‘환경을 위한 소비’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소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오늘날 주목받는 지속 가능 패션의 흐름

지속 가능 패션을 향한 움직임은 점점 더 세분화되고 다채로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순환 경제’ 개념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의류가 생산되고, 판매되고, 버려지는 직선형 구조였다면, 이제는 재활용과 재사용을 전제로 한 순환형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유니클로와 파타고니아는 매장에서 낡은 옷을 수거해 새로운 옷의 원료로 활용하는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H&M도 ‘가먼트 컬렉션’이라는 회수 프로그램을 전 세계 매장에서 시행해 10억 벌 이상의 의류를 재활용했습니다.

 

제로웨이스트 매장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포장재 없이 제품을 구입하거나 재사용 용기와 리필 스테이션을 제공하는 매장은 소비자가 더 쉽고 즐겁게 실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일본의 무인양품은 재사용 가능한 쇼핑백과 최소 포장 제품을 판매하며, 유럽의 제로웨이스트 숍들은 곡물, 견과류, 세제 등을 원하는 만큼 덜어 담을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렌탈 서비스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렌트더런웨이는 드레스와 액세서리를 대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1년에 수십 회 이상의 사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의류를 판매합니다. 이런 서비스는 생산량을 줄이는 동시에 사용 기간을 늘려 환경 부담을 크게 줄입니다.

 

윤리적 생산을 위해서는 생산지를 공개하고, 작업자의 이름과 작업 환경까지 공개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패션 레볼루션’ 캠페인에 참여해 “누가 내 옷을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기업의 투명성을 촉구합니다. 이런 행동이 모여 산업 전반을 바꾸는 힘이 됩니다.

 

지속 가능 패션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법

지속 가능 패션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영국 환경단체 WRAP의 보고서에 따르면, 옷을 단 9개월 더 입는 것만으로도 연간 탄소, 물, 폐기물 발자국을 20~3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즉, 새로운 옷을 사지 않고, 지금 가진 옷을 오래 입는 것만으로도 지구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가장 손쉬운 첫걸음은 덜 사고 오래 입는 것입니다. 새로운 옷을 사기 전에 꼭 필요한지 스스로 질문해보고, 쉽게 질리지 않고 내구성이 좋은 옷을 선택해 오래 입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래 입기 위해서는 옷을 잘 관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세탁 시에는 저온 세탁과 자연 건조를 하고, 보관할 때는 소재에 맞게 정리해 두면 옷의 수명을 더 늘릴 수 있습니다.

 

구입할 때는 반드시 라벨을 확인해 친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인 인증으로는 GOTS(유기농 섬유), OEKO-TEX(유해물질 테스트 통과), Fairtrade(공정 무역), Bluesign(친환경 공정) 등이 있습니다. 이런 인증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생산 과정까지 검증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더 책임감 있는 소비를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중고 거래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국의 당근마켓, 번개장터, 유럽의 비스티에르 콜렉티브, 미국의 포시마크, 디팝 등에서는 활발한 중고 의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중고 판매 플랫폼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파타고니아는 ‘Worn Wear(원웨어)’라는 캠페인을 통해 자사 제품뿐 아니라 브랜드에 상관없이 누구나 무료로 옷을 수선해 오래 입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원웨어는 “옷을 더 오래 입는 것이 가장 친환경적인 소비”라는 철학을 실천하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 캠페인은 낡았지만 추억이 담긴 옷, 버리기에는 아까운 옷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옷에 붙어 있는 얼룩이나 헤진 자국을 새로 덧대고, 찢어진 부분을 기워주며, 소비자가 옷과 함께한 시간을 더 길게 만들어줍니다. 파타고니아의 원웨어 트럭은 미국과 유럽 곳곳을 돌며 사람들의 옷을 수선해 주고, 각 매장에서도 수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수선은 무상으로 진행되며, 브랜드에 상관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수선은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라, 자원과 에너지를 지키고, 쓰레기를 줄이며, 자신의 물건에 더 큰 애정을 갖게 하는 의미 있는 행동입니다. 최근에는 한국에도 리페어 카페와 공방이 늘어나고 있어, 누구나 손쉽게 수선과 리폼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옷을 오래 입을 수 있도록 재봉 도구나 기본 수선법을 익혀두는 것이 좋습니다. 심플한 바느질, 단추 달기, 작은 구멍을 메우는 정도는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고, 그만큼 옷에 대한 애착도 커지게 됩니다. 이러한 작은 행동들이 모여 더 큰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우리가 매일 입는 옷이 사실은 지구에 남기는 발자국을 결정한다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속 가능 패션에 관심이 있다면: 9월 ESG & 친환경 대전

지속 가능 패션의 다양한 사례와 흐름을 직접 보고 체험해 보고 싶다면, 오는 9월 24일 ~ 26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ESG & 친환경 대전을 추천합니다. 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주)메쎄이상이 주관하는 이 전시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ESG & 친환경 종합 전시회입니다.

 

특히 ‘에코라이프 특별관’에서는 지속 가능 패션의 오늘과 내일을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유기농 면과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든 옷, 공유 옷장 서비스, 천연염색 의류, 업사이클링 가방과 리사이클링 소품 등이 전시되고, 포장재를 최소화한 제로웨이스트 매장 모델과 리필 스테이션, 재사용 용기 시스템도 함께 소개된다고 합니다.

 

이뿐 아니라 친환경 식품, 업사이클링 가구, 에너지 절약형 스마트홈, 생태관광과 산림 복지까지도 전시되어, 지속 가능성을 삶 전체로 확장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시회에서는 제품을 만지고 체험할 수 있으며, 전문가와 생산자의 설명을 직접 들을 수도 있습니다. 방문객이 단순히 ‘구경하는 사람’이 아니라 ‘참여자’로서 경험을 쌓고,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결론

지속 가능 패션은 더 이상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실천해야 할 현실입니다. 옷 한 벌의 생산과 폐기 과정에 담긴 환경적·사회적 대가를 이해하고, 더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자가 무엇을 사고, 어떻게 입고, 어떻게 버리는지에 따라 지구와 사람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9월 코엑스에서 열리는 ESG & 친환경 대전은 이러한 변화를 배우고 경험하며, 첫걸음을 떼기에 좋은 기회입니다. 특히 에코라이프 특별관에서는 패션을 비롯해 식생활, 주거, 여가까지 아우르며, 지속 가능성을 생활 속으로 끌어오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더 이상 유행만을 좇는 소비가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길에 서 있습니다. 오늘의 선택이 내일을 바꾼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지속 가능 패션을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작은 변화가 모여 거대한 변화를 만듭니다.